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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이야기

군번줄 대신 계급장

‘군번줄’ 준비해 왔다가 ‘계급장’ 으로 ‘봉변’ 당한 해군


 

해군과 해병대 국정감사가 18일 독도함에서 사상 최초로 열렸습니다.
이자리에서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은 지난 4월 ‘군번줄 공방’에 이어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 모았습니다.

이 의원은 이날 독도함 국감장에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에게 제독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이어 느닷없이 ‘계급장’에 대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의원 발언의 요지는 해군 복장을 보면 도무지 계급을 알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해군도 제독이 아닌 장군으로 부르는 게 맞다며 “해군 장군들도 군복에 별달고 싶지 않냐”고 반문까지 했습니다. 또 해군 제복에 메는 넥타이의 색깔이 검정색인 것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 의원의 발언 요지는 한마디로 해군 정복의 팔 부분에 있는 금줄 표시로는 계급을 알 수 없으니 육군처럼 어깨에 계급장을 붙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당황한 것은 해군이었습니다. 해군은 정복을 착용할 경우 국제 해군 관례에 따라 어깨에 계급장을 달지 않고 손목 윗부분의 금줄로 계급을 표시하기 때문입니다.

해군 관계자들에 따르면 전두환 전대통령 집권 당시 전 전대통령이 “해군 계급은 알아보기 힘들다”고 한마디 하는 바람에 어깨에 계급장을 붙였던 시절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같은 조치는 문민정권이 들어서면서 폐지됐고, 국제 해군 관례에 따라 다시 계급장을 뗐다고 하는군요.

아무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은 여러가지를 모두 고려하겠다는 답변으로 ‘위기’를 빠져 나갔습니다. 하지만 국감을 지켜보는 해군 간부들의 얼굴은 대부분 어이없다는 표정이더군요.

사실 김 총장을 비롯한 해군 고위 간부들은 이날 국감에 모두 군벌줄을 가지고 나갔다고 합니다. 이 의원이 국감장에서 군번줄을 목에 걸었는지를 확인할 지 모른다는 첩보(?) 때문이었죠.

이 의원은 지난 4월 30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천안함 사태의 원인을 ‘군의 안일한 안보의식’으로 지적하면서 이상의 합참의장과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에게 “군번줄을 목에 걸었느냐”고 물었던 전력이 있습니다.

당시 당황한 두 사람이 “안 맸다”고 대답하자 이 의원은 뒤에 앉아있던 장성들에게도 “군번줄 맨 사람 손을 들어보라”고 추궁한 바 있습니다.

이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군번줄은 전시에 꼭 가져가는 것이지 평상시에 국회에 질의 답변하러 오는 장성들이 착용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가 본전(?)을 찾지 못했습니다.
이 의원이 “정신이 나갔구만. 저러니까 국민들이 국방장관 보고 뭐라하는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기 때문이죠.


결국 해군은 군번줄 준비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급장으로 허를 찔린 셈이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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